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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Special Articles

[제 3호] Seoul Jazz Festival 2013


일시: 2013년 5월 17일(금) ~ 18일(토)
장소: 올림픽공원 잔디광장, 체조경기장, 수변무대

### 부드럽고, 흥겨운 음악들 속에서 펼쳐진 봄날의 여유로움

서울 재즈 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세종문화회관을 벗어나 올림픽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재즈 팬에게 국한된 것이 아닌, ‘봄날의 정취를 즐기는 모든 이를 위한 페스티벌’로 변모했다. 이는 정통 재즈 매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팝 음악 팬들에게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었다.

### Day 1. 5/17(Fri.)

메인 무대가 시작되기 대략 1시간 전이었는데, 지하철 역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오니 거의 여름 날씨. 아담하게 마련된 벨 브리지(Belle Bridge) 무대를 지나 오른편을 보니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스파클링 돔(Sparkling Dome)으로 분하고 있었다. 그 앞은 표를 사려는 사람, 팔찌를 얻으려는 사람,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메이 포레스트(May Forest) 무대로 꾸며진 88잔디마당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긴 행렬을 이루기 시작했다.

저녁이 다가오면서 메이 포레스트에도 시원한 공기가 찾아왔다. 그 시원함에 맞춰 어쿠스틱 기타 듀오 로드리고 이 가브리엘라(Rodrigo Y Gabriela)가 뜨거운 합주를 펼쳤다. 특히 메탈리카(Metallica)의 <Orion>이 두 사람의 연주로 다시 태어났을 때, 일부 남성 팬들이 보인 ‘메틀 스타일’의 호응은 인상적이었다. 


##### Day 2 - 5/18(Sat.)

저녁 시간대 재즈/퓨전 영역에서 하이라이트는 로이 하그로브 퀸텟(Roy Hargrove Quintet)과 히로미 더 트리오 프로젝트(Hiromi the Trio Project)였다. 로이 하그로브는 매우 빠른 하드밥과 부드러운 연주를 오가며 멋진 트럼펫의 향연을 펼쳤으며, 일본의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히로미 역시 격정적이며 강한 타격처럼 두드리는 연주와 애상적으로 감미롭게 울리는 연주를 오가면서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갔다.

비의 양이 조금씩 늘어가던 저녁 시간에도 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놓치지 않으려는 팬들은 속속 메이 포레스트로 모여들었다. 재즈 팬들보다 팝 팬들이 더 기다렸을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와 데미언 라이스(Demian Rice)의 무대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1시간 가까이 특별한 밴드 대동 없이 어쿠스틱 기타와 두 사람의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종반부에 한국 밴드 원 펀치를 무대 위로 불러 그들의 백업으로 함께 밴드형 무대를 꾸며주었다. 이어진 데미언 라이스도 똑같이 자신의 기타 한 대만을 갖고 무대에 섰지만, 그것만으로 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그는 갖고 있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음악이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음악을 듣는 편안함과 흥겨움이라면, 데미언의 음악은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진지하며 격렬했다. 후반부에 잠시 (아마도 비의 영향일 텐데) 마이크  소리가 스피커로 전달되지 않아 관객에게 거의 들리지 않는 음향 사고가 생겼을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했다. 종반부에는 마치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여주듯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며 무대 위에서 와인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비는 더 거세어졌지만, 관객들은 앙코르 마지막 곡 <Blower's Daughter>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렇게 2일간 열린 봄날의 음악 축제는 그 대미를 멋지게 장식했다.

취재 / 김두완,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