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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ors' Montly Columns/김성환 - Original & Covers

[제 2호] Original & Covers - Wild World

# 우리에게 친숙한 팝 명곡들의 오리지널의 탄생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며, 그와 함께 해당 곡의 다양한 커버 사례들을 소개해 같은 곡이 어떻게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다양한 매력으로 재탄생 할 수 있는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Wild World>

Original : Cat Stevens (1970. from 「Tea For The Tillerman」)
영국 포크 뮤지션 캣 스티븐스는 현재 유스프 이슬람(Yusuf Islam)이란 이슬람 이름으로 여전히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캣 스티븐스는 데뷔 직후 초기 두 장의 앨범에서 바로크 팝과 사이키델릭 성향의 포크록을 추구했지만, 2년간 결핵을 앓고 난 후 3집 「Mona Bone Jakon」(1970)부터 처음 원했던 방향인 순수 포크팝/록으로 선회했다. 그후 같은 해에 연이어 발표한 앨범이 바로 그의 대표작인 4집 「Tea For The Tillerman」이었다. <Wild World>는 이 앨범 A면 세 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었다. 사실 이 곡은 앨범 발표 이전인 1970년 9월에 싱글로 처음 공개되었는데 고국인 영국에서는 차트에 들지 못했다. 오히려 다음 해 미국에서 공개되어 빌보드 싱글 차트 11위에 오르는 큰 히트를 거두었다. 이 곡의 탄생에 당시 그가 2년 정도 교제했던 미국 여성 패티 다번빌(Patti D'Arbanville)이 큰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랑했던 이를 떠나보내며 상대방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을 담은 가사는 바로 그녀를 떠나보낸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캣 스티븐스는 이 곡에 대해 “스페인 민속음악에서 쓰는 일반적인 코드 전개 방식에서 따왔어요. 내 작품에서 계속 반복되는 주제인 이별, 이별의 슬픔과 관련된, 그리고 그 뒤에 깔려있는 예감에 대해 쓴 곡”이라 설명하고 있다. 



Covers:

1. Jimmy Cliff / Maxi Priest Ver. - Raggae (1970. Single / 1988. from 「Maxi Priest」)

원곡이 포크록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인지, 원곡이 영국에서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레게 뮤지션 지미 클리프(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와서 싱글 <I Can See Clearly Now>가 그를 알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음)가 커버해 바로 영국 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미의 버전은 도입부에서 원곡과 별 차이가 없으나 후렴에 와서 베이스의 그루브를 강조하며 레게 향기를 살짝 덧입히는 정도로 원곡의 분위기를 존중했다. 19년 뒤 역시 자메이카 출신의 맥시 프리스트는 좀 더 확실한 레게 스타일로 편곡해 원곡의 분위기를 이국적 낭만이 가득한 러브송으로 탈바꿈시켰다. 맥시 프리스트는 정통 레게보다는 당대 유럽 클럽에도 친숙한 레게 댄스 사운드를 구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 Jose Feliciano Ver. - Latin Pop (1971. from 「That The Spirit Needs」) 
시각장애인이지만 매력적인 보이스와 놀라운 플라멩코 기타 연주 실력을 갖고 있었던 호세 펠리치아노는 라틴뮤직 씬에서는 전설과 같은 위상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도 많이 노래했지만, 그의 손을 거쳐 라틴 팝 감성으로 재구성한 커버곡도 앨범에 다수 수록했다. 그 가운데 1971년 앨범 속에 담겨있는 이 커버 버전은 공식 싱글 발표 기록은 없지만 라이브에서 자주 연주했던 레퍼토리다. 원곡의 도입부를 어쿠스틱 기타의 보사노바 리듬으로 바꾸고 템포를 매우 빠르게 올려버리면서 경쾌하게 뽑아냈지만, 호세 펠리치아노가 가진 고유의 애상적 보이스가 원곡의 정서를 그대로 계승한다.



3. Mr. Big Ver. - Rock (1993. from 「Bump Ahead」)
1990년대 이전까지 이 곡을 하드록 계열 밴드가 커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1년 대히트 싱글 <To Be With You>를 통해 익스트림(Extreme)의 <More Than Words>와 함께 어쿠스틱 연주로 된 록 싱글의 유행을 몰고온 미스터 빅은 자신의 연주력보다 친밀도에 우선순위를 둔 후속작 「Bump Ahead」의 첫 싱글로 이 노래를 어쿠스틱 록 편곡으로 커버하기로 결정했다. 원곡의 리듬 대신 완전히 미스터 빅 멤버들의 성향으로 연주했지만 에릭 마틴(Eric Martin)의 보컬 속에 담긴 소울풀함이 이 곡을 히트시키고 원곡까지 다시 주목받게 했던 원동력이었다.



4. Other Artists Who Covered This Song: 이 밖에도 캐나다 여성 보컬 스카이 스윗남의 데뷔 싱글 B사이드 수록곡도 <Wild World> 커버 버전이었다. 스카이 스윗남은 댄스팝과 어쿠스틱팝으로 이 곡을 불렀다. 서핑 기타 팝 사운드의 대표 밴드 벤처스(The Ventures)의 커버(1971), 프랑크 프루셀(Franck Pourcel)의 경음악 연주 버전(1971), 캐나다 하드코어 펑크 밴드 SNFU 버전(1988) 등이 있다. 제임스 블런트(James Blunt)도 라이브에서 종종 커버한다.

글 /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