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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s

[Web Only] [The K Festival 2014] 한국어로 노래하는 태국 아티스트들 (2) - Nutty Nathamon (나티 나타몬)

나티 나타몬(Nutty Nathamon)은 2010년 티브이 채널9 틴 슈퍼스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2위에 입상하며, 17세에 연예계에 입문했으며, 그후로 2012년부터 한국 아이돌 팝에 빠져든 그녀는 모 동영상 소셜 네트워크에 K-POP 노래와 안무를 커버해 동영상으로 올렸고, 그 후 태국 내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으며 2백 2십만명의 팔로우를 기록했다. 태국 내에 있는 한국 스탭들이 설립한 한 연예기획사를 통해 그녀 역시 한국식 아이돌 팝 양성 시스템을 체험했고, 이번 The K Festival 공연을 한국 무대 첫 데뷔로 삼아 한국 안에서 한국어로 가창하는 태국가수로 활약할 계획이다. 그녀를 행사 이틀 전인 10월 1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한국은 첫 방문인가?
나티 나타몬(이하 N). 방한 자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어릴 적 관광을 온 적이 있었으니까.

Q. 현지의 가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우리나라로 치면 [슈퍼스타 K]에 해당됨) 출신이라던데?

N. 그렇다. 우승은 못 했고 준우승을 했는데 그 뒤로는 화장품 CF모델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등에 출연했다. 가수로서는 아직 경력이 없다. 다만, 우리나라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프로그램이 끝나고 본선 진출자들끼리 기념공연을 한 적은 있었다.

Q. [유튜브]에 본인이 직접 노래를 부른 영상들이 좀 돌아다니더라.

N. 사실 한국의 가수들처럼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현지의 룩퉁(우리나라로 치면 트로트와 같은, 태국의 전통가요를 부르는 말) 가수 출신이셔서 나도 영향을 받았다. 부모님처럼 멋진 삶을 살고 싶어서 가수를 하고자 했고 그렇게 영상도 직접 찍어 올려봤다. 다행히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한국 와서 가창력을 좀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그 점은 노력으로 보완할 것이다.

Q. 한국서 가수로서는 처음 데뷔하는 것이지만 무대 경력은 그전에도 있지 않았겠나.
N. 그렇다.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현지 공중파 혹은 콘서트 등을 통해 한국 가요와 팝을 부르는 활동은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가수 활동보다는 오디션 진출자의 자격으로 무대를 가졌던 것이기에 이번 인천에서의 공연이 가수로서 나의 첫 무대다. (참고로 태국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은 프로그램과 상관없는 공식 음원을 발표하기 전까지 공식 가수로 인정하지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 전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클럽 무대에서 3년여 간 노래하고 춤을 추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Q. 현 소속사가 한국인이 설립한 태국 현지의 기획사라고 하던데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가.
N. 현 소속사 대표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보고 한국의 스타 양성 시스템을 도입해 앨범을 내 보자는 제의가 왔다. 이전부터 한국을 동경해 왔기에 단번에 수락했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은 노래와 춤이 모두 훌륭하다. 비슷한 성향의 태국 가수들은 춤에 비중을 두느라 노래가 낙제점인 경우가 많은데 처음 한국 가수들을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Q.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 누구를 좋아하나.
N. 포미닛의 멤버 현아의 광팬이다. 자신감 충만히 펼치는 댄스 퍼포먼스가 너무 훌륭해 보였다. 이번에 K-Festival에 함께 참여하는데 현아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설렐 정도다. 씨스타의 효린은 춤도 춤이지만 노래 실력이 너무 출중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녀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고 싶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보아 역시 좋아한다.


Q. 한국 시스템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N. 가장 힘든 건 언어의 문제였다. 태국에 비해 한국은 같은 의미라도 많은 단어가 있고 상황에 따라 높임말 등 다른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데다, 우리는 안 쓰는 발음까지 있어서 그게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높임말과 같은 의미에 대해 개념은 잡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어는 어렵다. 또 하나 어려운 것이라면 춤. 한국을 알기 전까지 나는 내가 춤을 아주 잘 추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 가수들을 접하니 내 춤은 장난이었더라. 정말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춤과 노래 모두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 한국을 알면서 내가 많이 겸손해졌다.

Q. 태국 출신으로 한국 연예계에서 활약 중인 닉쿤을 아는가.

N. 물론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는 태국에서도 유명인사 중 한 명이다. 그가 소속된 2PM이 ‘10점 만점에 10’점으로 데뷔했을 당시 TV에서도 봤다. 처음엔 그렇게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정말 멋진 가수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Q. 태국에서 실제 한국 연예인들이 인기가 많은가?

N. 그렇다. 특히 배우 이민호는 인기가 절정이다. 잘생기기도 했지만 연기도 엄청 잘 하는 것 같다. 가수들도 인기가 많다. 일일이 다 말할 순 없지만 몇몇만 말하자면 2PM이나 포미닛, 비스트, 엑소, 씨스타 등이 대표적일 것 같다. 실력과 외모 모두 부족함이 없다. 그만큼 한국의 가수 및 연예인 양성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Q. 당신이 느낀 ‘한류’는 어떤 의미인가?
N. K-Pop으로만 말을 하자면 노래와 춤 등을 모두 완벽히 소화한다. 그리고 그 가수들을 받쳐주는 스타일과 디자인 등 제반 시스템도 훌륭하다. 그래서 나 같은 태국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접하면서 멋지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가능성을, 한국 가수들은 갖고 있다.

Q. 한국의 인천에서 데뷔 무대를 갖게 됐다. 한국에서 첫 번째 사례인데.
N. 일단 무대에서는 두 곡을 새로 선보인다. 전형적인 전자 음악(EDM)에 섹시한 댄스를 선보이는 ‘So What’이라는 곡이 있고, 트렌디한 힙 합을 기본으로 단순하면서도 강한 후크를 동반한 ‘꼭꼭 숨어라’가 그것이다. 특히 ‘꼭꼭숨어라’는 한국의 동요를 접목해 만든 것으로 개인적으로도 무척 마음에 든다. 그리고 평소 동경하던 한국에서 데뷔하다니 정말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게다가 공식 가수로서 첫 발걸음이 록 페스티벌도 했다는 대형 무대라고 하니 무척 떨리기도 한다.  또한 내 첫 데뷔 무대가 열리는 인천은 씨스타의 효린을 비롯해 한국의 아이돌 가수를 많이 배출한 도시라고 들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이런 기회를 허락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내게 좋은 커리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가수로서의 각오나 포부가 있다면?
N. 태국의 가수가 한국에서 데뷔하고 앨범을 발표하는 첫 번째 사례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하고 싶고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팬클럽이 생기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훗날 나의 케이스가 성공적인 사례로도 언급될 수 있도록, 그리고 한국과 태국 대중들이 모두 좋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터뷰 진행: 배영수 (인천 온라인 신문 '인천in'(http://www.incheonin.com/) 기자) 
사 정리 및 사진: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