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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Act

The 5th Live Club Day - 6월의 싸이키델릭 록 나이트!!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비굿 매거진입니다.지난 13호를 통해 제 1회 라이브 클럽데이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드렸지만, 앞으로 매달 비굿 매거진 블로그를 통해서도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홍대 지역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 비굿 매거진 필진이 관람하고 주목한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리포트를 꾸준히 게재하려 합니다. 팔찌 하나로 홍대 10개의 클럽에서 열리는 다양한 밴드와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들을 수 있는 '라.클.데'의 이모저모를 비굿매거진 블로그에서도 만나보세요!


The 5th Live Club Day - 6월의 싸이키델릭 록 나이트!!



  지난 2월 말 처음 시작된 홍대 지역의 라이브 축제인 '라이브 클럽 데이'가 벌써 5회차를 맞았다. 현재까지 5번을 진행하는 동안 '라이브 클럽 데이'는 포크, 모던 록, 블루스-하드 록-메틀, 일렉트로니카, 재즈까지 홍대 인디 음악 씬을 대표하는 다양한 인기 아티스트들을 편하고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축제로 요란하지 않더라도 확실한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다. 밴드 세트 포맷으로 2015년 각종 여름 페스티벌을 뛰기로 작정한 노라조, 김바다와 크래쉬가 선사하는 강력한 하드 록/메틀 사운드, 인디 어쿠스틱 블루스-포크의 대표주자인 씨없는 수박 김대중과 김일두의 콜라보레이션까지, 항상 너무 화려한 라인업 때문에 취재진이 분신술을 쓰지 않는 이상 여러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은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가운데 두 곳의 클럽의 공연에 집중했고, 그 기록들을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메르스의 여파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한산하게 만드는 괴력을 발휘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라이브 클럽 데이를 즐기기 위해 홍대로 모여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5.06.26. PM 08:00 - 하찌와 TJ (at VELOSO)





사물놀이에 반해 한국에 온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찌(본명: 카스가 히로부미)와 한국인 조태준으로 구성된 포크/팝/록 듀오 하찌와 TJ가 첫 음반을 냈던 것이 2006년이니 벌써 올해로 10주년이다. 2009년 이후에는 각자의 프로젝트로 바쁘게 활동하느라 이 듀오의 미래가 어찌 되나 걱정도 했지만, 결성 10주년이라는 의미가 그들을 신보 [화조풍월]로 돌아오게 했다. 음반으로 듣다가 라이브로는 사실 처음 보는 무대였지만, 이들에 대한 특별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그냥 이 나이 차이 큰 두 남자 뮤지션들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호흡 - 의외의 블루지함도 겸비한 매끈한 기타 연주와 밝고 명랑함을 갖춘 TJ의 보컬의 조화 - 가 공연 내내 마음을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신곡 '짬뽕배달'이 과거 히트곡인 '장사하자'만큼 인기를 얻을 지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2015.06.26. PM 09:00 - 10:00 텔레플라이(Telefly) & 줄리아 드림(Julia Dream) (at Club FF)






(텔레플라이: 김인후(보컬/기타), 허정현(베이스/코러스), 오형석(드럼/코러스))


이번 클럽 데이에서 클럽 FF의 컨셉은 아마도 '사이키델릭 록 나이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라인업이 대부분 60-70년대의 사이키델릭-블루스 록의 즉흥연주의 매력을 한껏 과시하는 밴드들로 채워져있었다. 특히 서로 '형제의 밴드'라고 말할 정도로 멤버들 사이의 친분도 좋다고 하는 두 신진 밴드 - 텔레플라이와 줄리아 드림 - 의 무대는 그야말로 소리로 클럽을 꽉 채울 만큼 공간감 넘치는 연주의 향연이 펼쳐졌다. 전반부를 장식한 텔레플라이의 무대가 사이키델릭 록 기타의 즉흥성을 분명 과시하면서도 역동적 그루브와 거친 블루지함을 갖고 있었다면, 후반부에 바통 터치를 한 줄리아 드림은 그들의 데뷔 싱글 [Lay It Down on Me]의 대표곡 '가위'의 변형된 버전을 포함, 마치 핑크 플로이드의 사이키델릭 아트 록의 한 단락을 끌어낸 듯한 사운드의 향연을 들려주었다. (드러머 염상훈이 개인 사정으로 공연에 참석하지 못해서 이 날 공연의 드럼은 텔레플라이의 오형석이 대신 담당했다.) 공연 말미에는 김인후가 줄리아 드림 멤버들과 함께 뒤에 이어질 서울 전자음악단의 노래를 커버하면서 선배 밴드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줄리아드림의 리더 박준형과 김인후의 기타 솔로 배틀도 이 공연의 멋진 볼거리, 들을거리였다. 





(줄리아 드림: 박준형(기타), 손병규(베이스), 이 날 드러머 염상훈은 무대에 서지 못했음.)

  

2015.06.26. PM 10:00 - 11:00 서울전자음악단 (at Club FF)






(서울전자음악단: 신윤철(기타, 보컬), 이봉준(베이스), 손경호(드럼))


돌아온 서울 전자음악단. 밴드의 리더 신윤철이 원더버드 시절의 동료 손경호와 퀘스천스와 신중현 밴드를 거친 베이시스트 이봉준을 영입해 재건한 이 밴드는 이미 작년 12월에 3집 [꿈이라면 좋을까]를 공개하고 다시 활발하게 무대에 서고 있다. 과거 두 장의 앨범을 통해 아버지 신중현의 음악과도 일면 맥이 닿아있는 사이키델릭 록과 블루스 록의 매력을 한국적으로 탄탄하게 구현한 음악을 들려준 신윤철은 새 앨범에서도 그 기조를 더욱 충실히 다듬으면서 더욱 즉흥적 요소를 강화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러한 이들의 장점은 당연히 라이브 무대 위에서 최고로 발휘되는 법. 개인적으로 올해는 지난 5월 말 사운드홀릭 페스티벌에서 먼저 이들의 라이브를 만나긴 했었지만, 훨씬 그들의 음악에 맞는 화려한 조명과 퍼지지 않는 클럽 공간의 울림 속에서 이들의 라이브는 한 시간 내내 더욱 듣는 이들을 소리에 취하게 만들었다. 특히 바로 앞 타임부터 점점 가득차기 시작한 관객들은 이 시점에는 거의 발디딜 틈 없이 클럽을 메우고 있었다.


라이브 클럽 데이에 첫 회부터 계속 참가하면서 느낀 이 행사의 매력들 중 하나는 클럽 별로 매번 어느 정도 비슷한 장르와 컨셉을 가진 밴드들을 충실하게 시간대를 이어 배치하는 주최측의 배려가 뛰어나다는 생각이었다. 6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밤을 한국에서 고전적 사이키델릭-블루스 록의 에너지를 21세기에 분출하는 멋진 밴드들과 보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즐거운 기억이 된 밤이었다. 


취재/사진 -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