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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Act

[제 3호] Sigur Ros

  

> 일시: 2013년 5월 19일 오후6시
> 장소: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9일 오후, 서울 재즈 페스티벌 때문에 전날까지 스파클링 돔(Sparkling Dome)으로 변신해 있던 체조경기장은 제 모습을 갖추고 새로운 주인공과 관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얀 커튼을 두른 무대를 보며 관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남성과 여성, 한국인과 외국인이 두루 섞인 광경은 시우르 로스 음악의 포용성을 증명하는 듯했다.

공연은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시작했다. 시우르 로스는 이번 6월에 발표할 7번째 스튜디오 앨범 「Kveikur」 수록곡 <Yfirborð>를 첫 곡으로 선택했다. 공연 전부터 드리워져 있던 커튼은 일종의 영사막이 되어 환상적인 영상을 받았다. 주인공들의 실루엣과 음악이 매혹적인 융화를 뽐냈다. 두 번째 곡 <Ny Batteri>가 흐르면서 커튼이 걷혔고, 세 명의 멤버와 투어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런트맨 욘 소르 피르기손(Jon Por Birisson. 보컬, 기타)은 베이시스트 기오르크 홀름(Georg Holm)과 드러머 오리 포틀 티라손(Orri Pall Dyrason) 사이에 서서 관객들을 자극했다. 여느 때처럼 자신의 일렉트릭 기타를 활로 할퀴었고, 고음과 고성으로 좌중을 사로잡으며, 립 서비스 없이 자신의 음악에 몰두했다.

시우르 로스의 지휘에 따라 관객들은 과거를 거닐었다. 밴드의 두 번째 앨범 「Agætis Byrjun」(1999)부터 여섯 번째 앨범 「Valtari」(2012)까지, 과거 앨범의 수록곡이 시간여행을 부추겼고, 간간히 연주한 낯선 신곡이 미래를 밝혔다. 「Takk…」(2005)의 대표곡 <Hoppipolla>와 「Med Suð I Eyrum Vid Spilum Endalaust」(2008)의 숨은 명곡 <Festival>이 흘러나올 때 관객의 환희는 극에 달했다. 아름다우면서도 몽환적인 배경 영상과 조명은 공연을 극화하기에 충분했다.

취재 / 김두완